1. 咸吃萝卜淡操心(xiánchīluóbo dàncāoxīn)
직역하면 ‘짠(咸) 무(萝卜)를 먹으면서(吃) 싱거울까(淡) 봐 걱정한다(操心)’이다. 중국은 땅이 넓은 만큼이나 지역별 음식의 종류나 맛 역시 다양하다. 음식의 맛을 획일적으로 구분하기는 어려우나 보통 중국의 지리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음식의 맛을 구분하는데, 바로 ‘南甜北咸, 东辣西酸(남쪽은 단맛을, 북쪽은 짠맛을, 동쪽은 매운맛을, 서쪽은 신맛을 좋아한다)’이라고 한다.
북방 사람들은 보통 짜면 맛있고 싱거우면 맛이 덜하다고 말한다. 중국의 북쪽 지역은 겨울이 매우 춥고 건조하기 때문에 절인 음식이 많다. 그래서 북쪽 지방 사람들의 입맛이 무겁다(重)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에 비해 남쪽은 겨울에도 날씨가 온화하여 과일과 채소가 일 년 내내 풍부하다. 따라서 단맛에 익숙하다고 할 수 있다. 즉 남쪽은 짜고 매운 자극적인 맛보다 달고 싱거운 맛을 즐긴다고 볼 수 있다.
원래 무를 절일 때는 소금을 많이 넣어야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상하지 않는데, 이렇게 소금을 넣고 절인 무가 변할까 걱정하는 것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 관용어는 ‘걱정을 사서 하다’, ‘남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고 걱정한다’라는 비유적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한국어 가운데 ‘오지랖이 넓다’라는 표현과 매우 흡사하다.
1984년에 등소평은 장수의 비결을 묻는 독일 총리의 질문에 ‘하늘이 무너져도 키가 큰 사람들이 많아서 나처럼 키 작은 사람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며, 본인의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성격을 꼽았다고 한다. 즉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쓸데없는 일은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장수한다고 말한 것이다.
관용어‘咸吃萝卜淡操心’은 짠 무를 먹으면서 싱거울까 걱정하는 것처럼 자기와 상관없는 남의 일에 참견하고 걱정하는 것을 비유한 표현이다.
2. 想吃鱼又怕腥(xiǎngchīyú yòupàxīng)
직역하면 ‘생선(鱼)을 먹고 싶으나(想吃), 한편으로는 생선에서 비린내(腥)가 날까 걱정하다(怕)’이다. 앞뒤를 재는 사람이나 우유부단한 사람을 표현할 때 쓰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 속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와 유사하며, ‘你现在是想吃鱼又怕腥, 别干了(이득은 보고 싶은데 번거로울까 봐 걱정이라면 아예 하지 마라)’와 같이 사용할 수 있다.
3. 换汤不换药(huàntāng búhuànyào)
‘약탕(汤)은 바꾸고(换), 약(药)은 바꾸지 않는다(不换)’라는 의미이다. 이 표현은 어떤 일에 대해 그것의 형식만 바꾸고 내용은 바꾸지 않는 상황을 묘사할 때 쓰이며, 주로 사회적 제도나 상황을 꼬집을 때 많이 사용된다. 겉으로는 고쳐진 것 같으나 실질적인 알맹이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일 때를 묘사하는 표현으로, 이와 비슷한 말에는 ‘穿新鞋, 走老路(chuānxīnxié, zǒulǎolù: 새 신을 신고 옛길을 걷다)’가 있다.
4. 吃瓜群众(chīguā qúnzhòng)
원래 2016년도에 유행한 인터넷 용어였으며, 직역을 하면 ‘박과 식물(瓜:주로 수박)을 먹는(吃) 사람들(群众)’이라는 의미이다. 인터넷상에서 어떤 일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소위 ‘눈팅족’을 표현하는 말로, 중국 매체에서 어떤 사람을 인터뷰했는데 “난 아는 게 없고 단지 수박을 먹고 있을 뿐이다”라고 답한 것에서 유행했다고 한다. 수수방관하거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무렇게나 참견만 하는 네티즌을 비유하는 데에도 자주 사용된다.
5. 老油条(lǎoyóutiáo)
‘油条(yóutiáo)’는 꽈배기와 비슷하게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음식이며, 중국인들이 아침 식사로 많이 먹은 대중적인 음식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름(油)이 들어가 있어서 조금은 느끼할 수 있다. 앞에 붙은 ‘老(lǎo)’는 오래되었다는 의미이므로, 직역하면 ‘老油条’는 ‘오래된 油条’라는 뜻이다. ‘경험이 많고 처세에 능한 사람’이란 비유 의미가 있어서 한국어의 ‘능구렁이 같은 사람’을 형용할 때 자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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