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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 차이나] 여름, 풋풋한 청춘이야기, <너를 만난 여름>

 

  한여름 무더위의 기세가 대단하다. 예년 같으면 시원한 물을 찾아 한창 바다로, 강으로, 계곡을 찾아 떠나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것도 맘 같지 않다. 자연히 집에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많은 이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영상을 즐기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영화도 많이 즐길 것 같다. 요즘은 굳이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OTT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의 수많은 최신영화를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고, 오래된 영화도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 여전히 영화는 어두운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봐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몇 년 새 영화산업의 지형은 빠르게 바뀌고 있고 특히 코로나가 많은 것을 바꿨다.

  최근에 본 중국영화 중에서 여름에 좀 어울릴 만한 영화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사실 여름하면 역시 할리우드 여름 블록버스터들처럼 시원한 액션물이나 신나는 어드벤처 영화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중국영화 중에도 좋은 영화들이 많다. 예전 우리가 한창 빠져서 즐겨보던 홍콩영화들 중엔 지금 다시 봐도 대단한 영화들이 많지만 최근 영화 중에는 이렇다 할 영화를 꼽기가 어렵다. 자 액션, 어드벤처만 여름에 잘 어울리는 건 아니다. 풋풋한 청춘 로맨스 영화도 여름과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뜨거운 여름과 푸른 청춘들의 이야기는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대만에서 만든 풋풋하고 경쾌한 청춘 영화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연이어 큰 인기를 끌었고, 대륙에서 만든 몇몇 청춘영화들도 중국을 넘어 여러 관객들에게 어필한 바 있다. 젊음, 청춘, 첫사랑,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들이다. 청춘에 관한 이야기는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라도 공감하고 좋아할 만한 소재이기에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사랑을 받는 것 같다.

 

[그림1] <너를 만난 여름> 포스터

 

  오늘은 얼마 전에 본 대륙의 청춘영화 <너를 만난 여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원제는 <最好的我們>이고 2019년도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대만 허우샤오시엔의 영화 <最好的時光>을 연상케 하는 제목인데, 제목의 주는 느낌처럼 첫사랑의 그 시절을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영화는 고교 시절을 배경으로 풋풋한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성장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먼 훗날 우리>, <소년시절의 너> 등 최근 우리에게 소개되어 주목받았던 대륙의 청춘영화들이 좀 어두운 면이 강했다면, 이 영화 <너를 만난 여름>은 대만의 청춘영화들 못지않게 청춘의 밝고 산뜻한 면을 담아내고 있다. 원작 소설을 드라마로 먼저 만들고 이어 영화로 만든 케이스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남자 주인공이 중국의 거장 감독 천카이거의 아들이라는 점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와도 좀 닮은 것 같다. 빼어난 외모와 더불어 연기력도 꽤 인상적인데,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유망주라 하겠다. 여주인공 또한 스토리에 잘 녹아드는 산뜻한 연기와 이미지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스토리는 새롭지 않고 진부하다. 가령 학교는 명문고, 남자 주인공은 외모, 공부, 운동 모두 빼어난 킹카이고, 여주인공은 공부보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명랑 소녀이다.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둘은 짝꿍이 되면서 자연스레 친해지고 서로 좋아하게 된다. 첫사랑이 잘 이어지면 좋으련만 어디 그러하던가. 시간이 흘러 졸업 후, 동창들이 다시 만나 지난 학창 시절을 추억하고, 그 시절 엇갈렸던 상황과 오해를 풀고 어찌어찌하여 두 주인공이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이다. 포인트는 역시 학창 시절의 풋풋하고 즐거운 일상이다. 누구라도 공감할 법한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우한(武汉)을 배경으로 찍었는데, 영화 속 우한의 풍경들이 참 괜찮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한의 여름이면 실제로는 엄청나게 더울 텐데, 그래도 영화 속 우한은 참 푸르고 싱그럽게 느껴진다. 여름, 쏟아지는 비, 교복, 학교 체육복, 그리고 여름방학, 청춘들은 자라고 소년 소녀는 만난다. <너를 만난 여름>,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청춘영화라고 하겠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장난스런 키스> 등의 대만 청춘물과 한번 비교해가며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림2] <너를 만난 여름> 스틸컷

 

[그림3] <너를 만난 여름>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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