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어느 여인(7)
(都市一夫人, 1932)
선충원(沈從文)
3
위에 이야기를 소장이 다 마친 후 나에게 물었다. “생각해보게, 이건 괴이한 사연이 아닌가? 특히 그 여인이라면……”
내가 말했다. 어떻게 약품 조금 묻는다고 눈동자가 망가질 수 있지요? 어떻게 호랑이처럼 힘센 젊은이 눈동자로 약품을 밀어 넣을 수 있지요? 어떻게 현대 의학이 이 약물 종류와 성질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 없는 것이죠?“
”누가 알겠는가? 광시(廣西)의 어느 장교가 하는 말을 최근에 들으니 야오족(瑤族) 사람들이 초목으로 제작한 독약이 어마어마하여 아주 조금 가지고도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아주 조금만 써도 실명이 된다 하더군. 이 친구가 당한 독극물은 의심컨대 그쪽에서 나온 물건으로 보이는데 한커우 근방에서는 지금까지도 기이한 야만인의 보물을 구할 수 있지. 어떻게 피습을 당하게 됐는지는 추측해봐도 좋아. 가까운 몇몇 사람을 생각해봐도 좋네.“
나는 정말이지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 상위와는 친분이 있지도 않고 그 사람 삶이 어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소장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자네는 왜 그 여자를 의심하지 않나? 남자를 사랑하고 자기는 점점 늙어가니 또다시 버림받을까 봐 이 일을 꾸민 건 아닐지?”
나는 그 소장을 바라보고 한참 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으니 내 친구 추측 때문에 할 말을 잃게 된 것이었다. “뭐라고요, 당신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
소장이 큰 소리로 말했다. “왜 그럴 수 없는 거지? 맨 처음 그때, 내가 병원에서 신문에 난 뉴스를 읽을 때 난 분명히 봤다네.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이 땅에 떨어져 정신이 황망해 어쩔 줄 모르더군. 삼 일 전, 태평양 호텔에서 그들을 봤을 때, 나는 별 뜻 없이 내가 한커우 근방에서 주워듣고 ‘모처에서 야오족 독약을 살 수 있다’는 말을 두 부부에게 꺼냈을 때 순간, 여인 얼굴색이 변하고 아무리 부축해도 까무라쳐서, ‘독약’이라는 두 글자가 그녀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네. 사랑을 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는 법이고, 이 여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녀가 이 일을 했다는 것이 훨씬 더 이치에도 맞고 정황상으로도 들어맞는 법이지!”
나는 내 친구 말에 어떤 항의도 할 수 없었으니, 군인은 자고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이고 이 군인은 더더욱 거짓말을 할 리 만무했다. 나는 시종일관 이 일을 믿지 않아 그녀를 단 한 번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나에게 남긴 인상이 왜 그리도 신선하고 선명하며 일 년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는 걸까? 내가 이제까지 본 여인이 한 마리 메뚜기이고 한 마리 풍뎅이이고, 태어나길 사소하고 민첩하여 사려가 부족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이 기질이 좀 세고 생활이 여유로우며 성격이 좀 강한 사람을 일종의 죄악으로 생각한다. 봄이나 가을이 오면 누구나 계절에 맞추어 색깔이 다른 의복으로 갈아입을 줄 알고, 즐겁게 자족하며 햇빛 아래에서 자신들의 시간을 보내고, 모두들 자기에게 이득이 되거나 자기에게 잘 보이는 수컷을 선택하여 짝짓기를 한다. 하지만 이런 여자들은 지극히 평범하지 않고 지극히 천박하여 영혼이랄 게 없으며 개성이랄 것도 없다. 내가 본 메뚜기와 풍뎅이는 비록 수가 무척 많지만, 어느 방향으로 가야만 좀 더 특별한 물건을 만나게 되어 이 생명이 지나온 과거를 회고하며 윤택하게 비출 수 있을까?
그 여인은 눈부시게 빛나는 별똥별처럼, 실체가 어딘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 사라진 지 여러 날 되었다. 내 눈앞을 스쳐 간 그 순간이 내 인상에 남아, 세상에 살고 있는 다른 어떤 여인보다도 훨씬 더 진실하다 느껴졌다.
1932년 7월 1일 『창화』(創化) 제1권 제3호에 발표. 서명은 沈從文.
*沈從文 著, 『沈從文全集』 第7卷, 太原: 北岳文藝出版社, 2009, 169-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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