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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연재] 구쥔정의 『평화의 꿈』 서문(2)

 

『평화의 꿈서문(2)
(『和平的夢』, 1939)

 

 

 

구쥔정(顧均正)

 

 

  여기 선집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이 바로 내가 시도한 결과물이다.

  『평화의 꿈』(和平的夢)은 가능성이 가장 큰 작품이다. 무선 전파를 사용하여 집단 최면을 거는 일은 지금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희망을 가장 크게 걸어볼만하다. 물론 이야기 속에 나오는 그런 종류의 최면 효과는 과장이 심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강력하게 암시를 준다면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믿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심리학자가 말하길, 히틀러의 연설은 암시력이 논리적 설득력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말하는데, 이는 대체로 믿을 만하다. 무릇 주사(朱砂)를 가까이 하면 붉게 되고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생각이나 습관이 암시를 받아 변화하고 동화되는 것이 모두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일이다. 근래 소식을 들으니 홍콩과 필리핀 등지에서 알 수 없는 이상한 방송국의 전파를 받았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바로 장래 비밀 최면 효과를 발생시키는 전파전의 서막이라 부를 법하다. 이야기 후반부에 이르러 무선 전파를 송출하는 방향을 서술하는 부분은 현대 과학 사실에 완전히 근거하는 바이며, 이미 실천된 바가 있다.

  『런던괴질』(倫敦奇疫)의 주제는 일종의 인공 촉매가 작용하여 공기 중에 포함된 산소, 질소 그리고 수분이 상온과 상압에서 화합하게 함으로써 초산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이상 자체로는 현대 과학과 모순이 발생하는 지점이 없다. 본래 자연계에서 번개의 작용으로 말미암아 공기 중의 산소가 질소와 수분과 결합하여 초산이 생성된다. 과학자들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이렇게 생산된 초산은 매년 일억 톤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초산은 빗물에 씻겨 토양에 스며들어 토양 속 질소비료의 중요한 공급원이 된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공 촉매는 우리가 아직 제조해낼 수는 없지만, 촉진 작용(즉 촉매 작용)에 대한 연구가 진보하면 이러한 물질을 합성해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하겠다. 게다가 이러한 이상의 출발점은 엽록소의 광합성 작용에 의한 것으로 과학적인 사실이라고 할 수 있어, 이 인공 촉매를 공중누각이라 부를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이야기는 분명히 한 가지 결함 때문에 지극히 이치에 맞지 않는다 말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초산을 그리도 쉽게 검출해 낼 수 있고, 이야기 서술에 따르자면 이른바 이 “괴질”에 대해 제 아무리 박사 전문가라 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니 이치에 맞지 않아,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도 내가 보기에 이것은 치명적이라고 까진 볼 수는 없는데, 서사 구조상의 결점일 따름으로, 의사과학 하나를 소개하여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들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잡지에 발표되었을 때 나는 특별히 몇 가지 문제를 부기하여, 독자들이 다 읽고 난 후 화학 서적을 참고하여 답하게 하였으니 이해를 더욱 돕기 위함이다! 그 중 한 가지는 다음과 같다. “이것은 한 편의 소설이고 당연히 많은 부분이 상상의 산물이자 과학적이지 않으니, 하나하나 지목할 수 있겠는가?” 사실 이 몇 가지 문제들은 불필요한 것이고, 특히 위에 적은 문제는 독자들로 하여금 혹시 적혀있는 모든 것이 황당무계하고 해악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품게 만들 수 있어, 이번 선집에서는 모두 다 삭제하게 되었다.

  『북극의 밑에서』(在北極底下)는 자성의 원리를 다루는 이야기로, 이야기의 주요 구조는 이미 현대 과학에서 부정되었지만, 여전히 역사적인 가치가 존재한다. 남극과 북극 탐험이 아직 성공하기 이전에 과학자들은 정말이지 그와 같은 가설을 세우고 있었다. 이야기에서 약간의 상상이 첨가된 부분은 주석을 넣어 다시 오해가 없도록 했으니 여기서는 일일이 밝히지 않겠다. 자기학은 물리학에서 진전이 가장 느린 분야이니, 독자 분들께서 이 이야기로 인해 자기학 연구에 흥미가 생긴다면 필자에게 의외의 성과라 하겠다.

  글 속에서 주인공 양반은 실존 인물이 아니니, 만약 실존하는 과학자라는 근거가 있다면 본명을 밝혀 넣어 구별토록 하겠다.

  이 서문을 다 적고 나니 과학소설이라는 분야가 실로 개척 가능함과 필요함을 알겠고, 가시밭길이 도처에 있어 작업이 실로 어렵고 힘드니, 특히 과학소설에 나오는 공상과 같은 성분이 오해를 사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데, 사실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과학을 애호하는 여러분들이 노력해주길 바래 마지않는다.

 

1939년 10월 필자가 적다

顧均正 著, 『和平的夢』, 上海: 文化生活出版社, 1946, i-v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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