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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관세음보살 이야기 5] 대만 금문도의 벙커 위에 진짜 관세음보살이 나타나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만약 양안을 사이에 두고 무력분쟁이 발발할 경우 최전선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예전처럼 금문도가 아닐까? 1949년 6월 국민당군이 금문도에 요새를 설치하고 방어시설과 통신설비 구축을 시작한 이래, 금문도 사람들은 냉전의 볼모가 되어 너무나 많은 통제와 희생을 강요받았다. 이들은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가려면 반드시 정부가 정한 출항 시간과 귀항 시간을 엄수해야 했고, 지정된 수의 선박이 짝을 지어 함께 움직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간첩으로 몰려 처벌을 받았다. 계절마다 잡히는 어종이 다르고 각 어종마다 잘 잡히는 시간대와 위치가 다른데, 정부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생활 터전을 잃은 어부들은 고향을 떠나거나 생계를 위해 다른 길을 찾느라 고단한 세월을 보냈다.

  지금의 금문도도 그렇지만 냉전시절 금문도 주민의 대다수는 민간신앙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었다. 국민당 정부는 금문도 주민들의 신앙심을 이용해서 이들을 통제했으며, 군사지역을 신앙공간으로 위장하여 공산당과의 싸움에 이용하였다.

  일설에 의하면, 당시 정부가 마을 어민들에게 사상교육을 할 때, 정부는 어민들을 그들의 민간신앙 공간인 묘우에 데려갔다고 한다. 그리고 어민들을 신상 앞에 세워 국민당에 충성할 것을 맹세시키고 만약 이를 어길 시 머리를 자르는 종교의식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마을을 지나다 보면 기본적으로 마을 하나에 묘우가 한두 개 이상 눈에 띌 만큼, 이곳 사람들의 생활은 민간신앙과 연결되어 있다. 무주고혼을 위해서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작은 묘우를 세워 영혼을 위로하고, 이것이 커지면 큰 묘우로 발전해 간다. 정치가들은 이러한 주민들의 마음을 잘도 이용했던 것이다.

 

[그림1] 금문도 남해관음사 (출처: 中央研究院人社中心地理資訊科學研究專題中心)

 

  여기에서 나아가 금문현(金門縣) 금사진(金沙鎮) 대양리(大洋里) 동산(東山) 22-1호에 위치한 남해관음사(南海觀音寺)는 본래 묘우가 아니라 묘우를 가장한 벙커였다. 이곳에 벙커를 만들고, 가짜 묘우로 위장할 때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하고 선재(仙財) 옥녀(玉女)를 협시로 하여 모두 3존상을 봉안했었다고 한다. 당시 철저하게 위장하기 위하여, 본래 가업으로 불상을 만들던 집안의 자식을 군인으로 충원하고, 그로 하여금 관음불상과 금동옥녀상을 만들게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국민당과 공산당의 싸움이 잦아들고, 민국78년(1989년)에 이곳은 더 이상 가짜 묘우가 아니라 진짜 묘우로 거듭나게 되었는데, 그 사연이 무척 흥미롭다. 본래 목적은 벙커를 위장하기 위한 가짜 묘우였지만, 뜻하지 않게 마을 사람들이 종종 이곳을 찾아와 기도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기도가 잘 이루어지면서, 그 소문을 타고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니, 마침내 벙커 위 2층에 진짜 종교공간을 꾸미고 정식 묘우로 만든 것이다.

 

[그림2] 금문도 남해관음사 1층의 포문 (출처 : 吳佳駿 촬영)

 

[그림3] 금문도 남해관음사 1층의 지하벙커 입구 (출처 : 吳佳駿 촬영)

 

  세상 사람들의 고통을 듣고 이를 가엽게 여긴 관세음보살이 찾아온 것일까? 1층에는 벙커와 대포 쏘는 구멍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남해관음사의 관음부처님은 사람들을 보듬느라 그런 소소한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가 보다. 필자는 2019년도 9월에 금문도의 묘우들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곳 정보는 알지 못해서 미처 답사를 가지 못했다. 다음 기회에 꼭 한 번 남해관음사를 찾아가 그 대비되는 모습을 눈에 담고 싶다.

 

 

 

참고자료

陳益源. 我在金門鑽進關公的肚子裡. 金門日報
(https://www.kmdn.gov.tw/1117/1271/1275/335027/)
林建育, 張育滋. 金門宗族組織與地方信仰. 金門國家公園管理處. 민국99년(2010) 12월
金門縣金寧鄉安岐社區發展協會. 安岐民防坑道. 文化部 金門社區通.
http://sixstar.moc.gov.tw/blog/kmanqi892/myArticleAction.do?method=doViewArticleNewDetail&articleId=58580
金門觀音寺全台唯一碉堡上的寺廟. 今日新聞.(2017.9.17.)
(https://tw.yahoo.com)
中央研究院人社中心地理資訊科學研究專題中心. 東山觀音寺
(http://crgis.rchss.sinica.edu.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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