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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중국의 부동산 시장과 규제 정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팬데믹이 중국을 강타한 2020년 2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거래 면적 거래량이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부동산 불패신화가 끝나는 조짐을 보였다. 중국 1선 도시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최근 2~3년간 최고 가격 대비 15% 이상의 하락세를 보이며 재고량이 상승했다. 이처럼 급격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은행부실 및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중국정부는 부동산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주택건설 토지 출양(出让, 국가가 일정기간을 정하여 토지사용권을 토지사용자에게 양도하는 것)을 늘리고 3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경기부양 정책을 취했다. 그러나 2020년 하반기부터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한 실물경기 회복 속도 대비 주식지수 또는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격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시장유동성이 풍부해지며 부동산 대출이 급증하고 부채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중국 정부가 과거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 온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실행한 주요 정책수단은 크게 금융 정책, 조세 정책, 토지 정책, 행정 수단으로 구분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금융 정책으로는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 조정,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 조건 및 최저자본금 비율 조정, 개인에 대한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및 최초납입금 비율 조정 등이 있다. 조세 정책으로는 부동산재산세(房产税) 실시 지역 확대 및 입법화, 양도소득세의 거래가 차액 기준 부과, 외국 기업에 대한 도시부동산세 조정이 있으며, 토지 정책으로는 경매 및 입찰을 통한 토지 분양, 토지공급량 조정, 보장성 주택 등 중소형 주택 일정 비율 건설 의무화가 있다. 마지막으로 행정 수단으로는 주택구매제한령(住房限购令)이 있다.

  2021년이 되자 해안 1선 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직감한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은 외국계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 대출자제령을 내렸다. 경기부양 정책에서 금융 신용 리스크를 통제하는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2020년 부동산 개발회사들에 대한 레버리지 규제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2021년 시중은행들에게 작년 동기 수준을 상회하지 않게 대출 액수를 줄이고 대출 심사 시 대출 기간, 신용대출, 담보물권의 심사 강화 등 대출 제한 지시를 내렸다. 동시에 각 지역에서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놓았는데,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및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정리한 2021년 중국 정책당국의 부동산 규제 대책은 다음과 같다. 중국 전 지역 공통 적용 규제의 경우 개발업자 과잉 레버리지 규제가 있다. 이는 부채 또는 자산이 70% 이상이거나 순부채/자본이 100% 이상, 단기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의 레드라인을 한 가지씩 넘을 때마다 당 해년 개발업체 부채 증가율 상한을 규제한다. 또한 은행대출의 부동산 대출 상한을 규제한다. 각급 은행에 부동산 대출이나 개인 주택담보 대출 비중의 상한선을 제시하고, 요구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금융기관에는 2~4년의 유예기간을 주며 해당 금융기관은 기간 내에 조정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2021년 1월 21일에 발표된 상하이 지역의 규제 내용으로는 개인이 구매한지 5년 이상 된 일반주택을 매매할 시 증치세를 면제하고, 5년 미만에 매매할 시 증치세를 부과한다. 또한 부부 이혼 후 3년 이내에 구매한 주택은 이혼 이전 보유 주택 수에 가산하여 산정한다. 이는 위장이혼으로 최초주택구매 자격을 얻는 이들에 대한 규제 조치이며, 동시에 단기 매매에 대한 거래비용의 증가를 통해 중고주택 거래 안정을 도모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더하여 은행들은 모기지 대출 증가율을 엄격하게 관리하여 여타 신용의 부동산 유입 방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21년 1월 23일 발표된 선전 지역 규제 내용으로는 신규분양주택 구매자의 경우 주택구매의향 등록 시스템에서 구매의향 등록을 해야 하고, 부동산 개발업자 또는 중개업자의 엄격한 구매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게다가 일부 상업은행(초상은행, 광따은행 등)은 선전 및 광저우 지역의 주택담보 대출 지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중국의 금융부분 수장인 궈수칭(郭树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은 치우스(求是) 잡지에서 부동산 거품이 중국의 금융안전을 위협하는 ‘회색코뿔소(灰犀牛)’ 라고 지적했고, 인민은행 이강(易刚) 행장은 ‘중국 금융자산 구조와 정책 함의(中国金融资产结构及政策含义)’ 문건에서 부동산 거품을 지적하며 이는 중국의 금융체계 안정과 직결되고 기타 산업과의 연관성 및 파괴 효과가 크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융자 상황에 대한 강력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별, 지역별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 현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선 도시들은 1%대의 낮은 임대 수익율에도 불구하고 투자 차액을 얻기 위해 지속적인 가격 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허차페이(喝茶费, 중국에서 부동산 구매 시 얹어주는 돈)를 지급하는 곳도 다수 있다. 반면에 중소도시들은 부동산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부동산 패러다임 시프트에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 상품도 명암이 갈리고 있다. 상권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함에 따라 호텔, 상가, 쇼핑몰, 마트 등은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반면, 온라인 쇼핑몰 등 언텍트 소비증가로 인해 물류 부동산의 수요가 급증하고 홈오피스의 기능을 강화하는 논의들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다양한 부동산 경제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 대출제한령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중국 정부는 1선 도시의 부동산 거래를 직접 감찰하고, 기업의 사업용 토지 매수도 제재하고, 저리로 받은 사업자대출(经营贷) 또는 대출 목적을 허위로 기재하여 받은 중소기업 대출을 이용해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불법 행위를 단속하는 등 부동산 거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 정부는 일본의 90년대 부동산 거품 붕괴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연구하며 중국 특색의 금융위기 대비 정책을 수립 중이다. 지나친 반시장적 규제 정책은 항상 정책의 비일관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고, 현재 중국 사회의 당면 과제인 부동산 과열 현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금융리스크 평가 체계의 구축과 도농 지역 간의 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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