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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호 콜린황과 핀둬둬(拼多多)

 

  중국 절강성 항저우 출신인 황정(黃崢, Colin Huang) 회장은 1980년생 ‘바링허우(80後)’이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컴퓨터학 석사 과정을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실리콘밸리 유망 스타트업으로 부상 중이었던 구글에 입사하게 된다. 그는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2006년 구글의 중국 시장 진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듬해 구글 퇴직 후 전자상거래 대행업체 및 게임회사를 창업,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뒤 2015년 9월 핀하오훠(拼好貨), 지금의 핀둬둬(拼多多)를 설립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두 전자상거래 업체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황 회장은 전자상거래와 SNS를 결합해 공동구매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획기적인 쇼핑 방식을 내세웠고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공동구매자들이 모여들며 핀둬둬의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승승장구하며 창업 3년 만인 2018년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NASDAQ: PDD, 2021.4.26 시가총액 기준 164.577B USD)했다. 그러나 2020년 7월 황정 회장은 최고경영자직을 사임하며 최고기술책임자 천레이에게 회장 직책을 넘겨주었고, 2021년 3월 모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현재는 더 이상 핀둬둬와 관련된 직책을 수행하지 않고 있다.

  중국 상무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온라인 쇼핑 판매액은 10조 6324억 위안, 한화로는 1841조 4253억원을 넘어섰다. 총거래액 기준으로 이커머스 플랫폼 TOP3는 알리바바(티몰·타오바오, 50.1%), 징둥(26.5%), 핀둬둬(12.8%)이며, 이 가운데 순이익 1위는 알리바바, 매출 1위는 징둥, 이용자수 1위는 핀둬둬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핀둬둬는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가격이 내려간다’라는 공동구매 마케팅 전략을 통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음식과 식료품을 주문하면서 핀둬둬는 설립 5년만에 가입자수 7억 8천만 명을 돌파했다. 핀둬둬의 매출이 급증하고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황정 회장의 재산은 454억 달러, 한화로 약 54조 5020억 원을 달성했고, 황정 회장은 중국 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제치고 중국 2대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중국 1대부자는 텐센트 최고경영자 마화텅이 유지했다.

  중국 도시는 인구와 경제 규모에 따라 1선 도시(베이징, 상하이 등과 같은 대도시)부터 5선 도시(소도시)까지 구분된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그동안 주로 1, 2선의 대도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고급화 전략을 활용했다. 그러나 핀둬둬는 3, 4선 도시의 저소득층 소비자(중국 전체 인구의 39%, 5억 4000만 명)들을 중점으로 초저가 전략을 활용함으로써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관심을 갖지 않았던 새로운 고객 군을 찾아냈다. 지방의 소도시 주민일수록 가격에 민감하다. 이 때문에 0.1위안을 할인해준다 하더라도 그들은 기꺼이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할인을 얻어낼 수 있는 행위(홍보 이벤트, 게임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2015년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알리바바와 징둥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상태였는데, 핀둬둬는 창립 3년만에 매출면에서 징둥을 제치고 알리바바에 이은 2위 전자상거래 업체로 부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텐센트의 위챗 플랫폼이 큰 역할을 했다. 알리바바와 징둥의 경우 자체 물류센터나 전자결제시스템을 갖췄지만 핀둬둬는 텐센트의 위챗을 적극적으로 활용, 사용자만 12억 명에 이르는 위챗과 ‘동행’하며 소비자 빅데이터 수집과 마케팅, 결제 등을 수월하게 진행했다. 그 결과 신규 소비자 유입이 쉬워졌으며, 핀둬둬의 서비스를 빠르고 광범위하게 전파할 수 있었다. 텐센트는 2021년 3월 말 11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핀둬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주주로서의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핀둬둬는 앞으로 텐센트와의 오프라인 협력을 통해 가전·전자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핀둬둬의 성장통에 대한 분석을 해보면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상품의 질이 떨어진다거나 가짜 제품으로 인한 컴플레인이 다른 업체보다 많다. 또한 활성화된 위챗 계정이나 중국 카드가 있어야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 국민이 아니면 사용이 불가능하여 국내시장으로 성장이 제한된다. 고객 수는 알리바바보다 많지만 인당 구매액이 낮기 때문에 거래액 기준으로는 아직 알리바바의 4분의 1수준에 그친다. 2020년 12월에는 핀둬둬의 20대 직원이 새벽 퇴근길에 돌연 사망하여 중국 기업의 살인적인 노동강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또한 2021년 4월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개최한 ‘인터넷 플랫폼 기업 행정지도 회의’에 알리바바와 텐센트, 검색엔진 바이두와 서우거우, 전자상거래 징둥과 핀둬둬, 짧은 동영상 바이트댄스와 콰이서우, 음식배달 메이퇀과 어러머 등 각 업계 독과점 업체 34곳이 출석했는데, 중국 정부는 자국의 대형 플랫폼 기업을 모조리 집합시키고 “한 달 안에 불법을 시정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이 알리바바에 3조 원대 반독점 벌금을 부과한 이후에도 빅테크에 대한 견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것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는 글로벌 기업을 위협할 정도로 커져가는 중국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통제하고자 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둬둬의 미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핀둬둬가 여전히 강력한 성장율을 지니고 있고, 과점적인 하이테크 플랫폼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미국 유럽 등 어느 국가에나 늘 있어왔기 때문이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이다. 작년 중국의 온라인 쇼핑인구는 7억 4,600만 명이었으며, 온라인 결제이용자는 8억 500만 명을 기록했다. 심지어 중국 온라인 결제 시장 규모는 연속 3년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이는 왕홍의 등장, 소셜 미디어의 발전, V커머스(동영상) 등이 확산된 덕분이다. 향후에는 일반적인 전자상거래에서 더 나아가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숏폼 동영상 앱을 활용함으로써 현재의 쇼핑 플랫폼을 보완하고 이용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표1] 2020년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시가총액 순위, 왕징사(网经社)

 

[표2] GMV(Gross Merchandise Volume):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주어진 기간 동안 이뤄진 총 매출액, 총 상품 판매량, 키움증권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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