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 습기를 머금은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사오빙을 야금야금 먹고 있는 아진의 얼굴을 비췄다. 타이완 남부 궁벽한 시골 여인치고 흰 피부를 가졌다니 불가사의한 노릇이다. 그녀는 절대…
중국연구원 서유진
청아(靑兒)가 보내온 편지를 자세히 읽으며 캉(康) 선생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어쩔 수 없어, 결국 탁자 위 편지를 잡고 있던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세월의 상념이…
조금씩 서른을 넘은 개혁가 우진샹은 퇴락해갔다. 그는 지금 그저 하나의 나태한 양심 있는 사람에 불과했다. 이제 어릴 때 그랬듯 늦은 밤까지 독서에 열심이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사월이 되어, 우진샹은 모두 합쳐봐야 스무 명도 되지 않는 학생들이 있는 산촌 초등학교를 담당하게 되었다. 오 년 동안 전쟁을 겪으며 그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가망 없는…
청년 우진샹(吳錦翔)이 남방 전쟁터에서 귀국했을 때는 타이완이 광복을 맞은 지 이미 일 년이 흘렀을 무렵이었다. 그 때는 살아남아 돌아올 사람은 모두 돌아왔을 때였다. 바로 지금…
“퇴근하자마자 차를 타고 당신들 있는 그곳으로 달려갔어요. 다행히 여관이 하나밖에 없어서 그를 찾기 쉬웠죠. 그 때 그 곳에 없었어요. 나갔다고 심부름꾼이 말해주더군요. 창문이 열려있어 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