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닫기

[무비 & 차이나] 2025년 춘절 극장 대전

 

  중국 극장가의 최대 대목은 춘절 연휴 기간이다. 따라서 그해 최대 화제작들은 이 춘절을 겨냥하고 개봉을 준비한다. 실제로 중국 영화의 새로운 기록 갱신이 이 기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올 2025년에도 여러 편의 화제작이 춘절 흥행 기록에 도전했다.

  6편의 기대작이 각자 출사표를 던졌다. 각각이 다 쟁쟁한 영화들이어서 흥행에 대한 기대와 야심이 대단했다. 먼저 오래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서극의 <사조영웅전>이 춘절에 개봉했다. 마침 2024년은 중국 무협 소설의 전설 김용의 탄생 100주년이었기에 더욱 기대를 모았고, 거장 서극이 <적인걸> 이후 오랜만에 대형 사극에 도전한 터라 더더욱 화제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궁금했던 영화다. 두 번째로 지난 몇 년간 춘절 기간에서 톡톡한 재미를 봤던 <당인가탐정> 시리즈가 또 개봉되었다. 앞뒤 없이 터뜨리고 웃기는 코미디 영화인 <당인가탐정> 시리즈가 이번에는 시공간을 1900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으로 옮겨 웃음을 이어가고 있다. 말하자면 이전 영화의 프리퀄인 셈인데, 계속 시리즈를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대목이다.

  세 번째 영화는 2019년에 개봉하여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던 <나타지마동강세>에 이은 <나타지마동요해>다. 중국 애니메이션계에 한 획을 그으며 단숨에 흥행 최상위권에 등극했던 전작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야심 차게 개봉했다. 세계 시장에 나와도 전혀 손색없는 기술력에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캐릭터를 잘 버무리면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네 번째로 살펴볼 영화는 최근 몇 년 줄기차게 쏟아지던 일명 밀리터리 애국물이다. 6·25 전쟁을 배경으로 애국심을 강조하는 국뽕영화로 역대 흥행 1위를 찍은 <장진호>가 정점이었는데, 그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목표로 <교룡행동>이 출사표를 던졌다. 다섯 번째는 줄기차게 영화화되던 서유기 시리즈에 이어 중국의 또 다른 고전인 <봉신연의>를 영화화한 <봉신>의 두 번째 이야기인 <봉신2>다.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했다고 알려지며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큰돈을 들인 만큼 역시 앞으로도 계속 시리즈로 나올 것이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나타>도 봉신연의 속 등장인물이니 같은 원작을 두고 있는 셈인데, 과연 어떤 영화가 더 치고 나갈 것인가. 마지막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 <부니 베어>도 춘절을 겨낭했다. 2014년에 첫편이 나왔으니 이미 10년이 넘은 시리즈고 중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영화다. <나타>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꽤 인기 있는 중국의 대표 애니메이션으로 좋은 흥행성적을 거둔 영화다. 자, 이렇게 각자의 장점으로 무장한 6편의 영화들이 춘절에 동시 개봉되었고 관객들과 만났다. 결과는 과연 어땠을까?

 

[그림1] 역대 흥행기록 1위를 세운 <나타지마동요해> 포스터

 

  올 춘절 영화의 왕관은 <나타지마동요해(이하 나타2)>가 가져갔다. 그것도 월등한 성적으로 말이다. <나타2>는 지금까지의 중국 영화의 흥행기록을 훌쩍 넘어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3월 기준으로 대략 150억 위엔(한화 약 3조)의 흥행기록을 세워 중국 내 신기록은 물론, 역대 세계영화 흥행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애니메이션 기준으로는 종전 <인사이드 아웃2>의 기록을 넘어 세계 1위라는 기록도 세웠다. <나타2>의 성공으로 중국 영화계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나타> 시리즈의 성공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어 보이는 데 추후 자세히 한번 다루도록 하겠다.

  2위는 <당인가탐정 1900>이다. 춘절엔 역시 가족 모두가 맘 편히 웃고 즐기는 코미디가 큰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나타2>가 워낙 화제가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묻히는 느낌이지만, 30억 위엔을 넘는 대단한 흥행을 이루었다. 이로써 10년간 선보인 4편의 <당인가탐정> 시리즈는 흥행 불패의 신화를 써가고 있다. 다음으로 <부니 베어>가 그런대로 준수한 흥행성적을 보여주었다. 중국의 대표 애니메이션으로 매번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오래 이어지다 보니 캐릭터 굿즈 등 다양한 관련 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큰 기대를 모았던 서극의 <사조영웅전>과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봉신2>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흥행 실패라고는 할 수 없는 수치지만 워낙 기대를 모았던 작품들이라 아쉬운 결과다. 게다가 작품성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도 별로 좋지 못하니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실패에 가까운 것 같다. 영화를 자세히 봐야 정확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6편 중 가장 흥행성적이 낮은 영화는 애국주의 전쟁물 <교룡행동>이었다. 한때 큰 재미를 보면서 유행처럼 번진 국뽕 가득한 전쟁영화는 이제 더 이상 관객들에게 어필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상 올 춘절 극장가를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최근 중국 영화계의 동향이 잘 엿보인다. 요컨대 잘 알려진 고전을 재해석하여 작품화하는 것, 성공한 전작을 등에 업고 계속 시리즈화 되는 경향, 애니메이션의 강세, 여전한 코미디물 선호, 애국주의 전쟁물의 쇠퇴 등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다.

 

[그림2] <사조영웅전> 포스터

 

 

※ 상단의 [작성자명](click)을 클릭하시면 저자의 다른 글들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