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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연재] 선충원의 「도시 어느 여인」(6)

 

 

도시 어느 여인(6)
(都市一夫人, 1932)

 

 

선충원(沈從文)

 

  보통 사람은 살아생전 매우 평범하여 나이 들어서 죽을 때까지 놀라운 일이라곤 별로 마주칠 일이 없다. 이런 보통 사람에게도 나름 장점이 있어 자기 생활에 아주 만족하며 산다. 환상이 없고 기적을 믿지 않으며 득의양양 별 특별할 것 없는 생활 속에서 매우 행복해한다. 다른 종류 사람은 그와 정반대다. 그 역시 안정을 바라고 평범함을 선망하지만 영원히 그럴 수 없게 된다. 품성 어디를 놓고 보아도 완벽한 사람이 애정 방면에선 결함을 보인다. 운명적으로 여행하는 일생이 결정된 사람은 꿈속에서 여관 간판만 보아도 증기선과 기차가 떠오른다. “노병 클럽 그 사람과 사단 참모부에 근무하는 이 사람이 같이 있으면 횃불 둘을 합쳐 놓은 거 같으니 더 활활 잘 타오르지 않겠는가?” 이런 상상이 참모 주임 마음속에 아직 그리 분명하게 그려지지 않았을 때, 하느님이나 마귀 둘 중의 하나가 이 일에 먼저 동의하여 그때 만남으로 두 사람은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인상에 남겼다. 이 무언가는 상당한 시간 편차를 두고 그 인상 속에서 각각 상대방에 대한 품격을 키워나갔다. 이건 자연스러운 일로 생소함이 애정을 배가시키고 적막감이 애정을 배양하여, 두 사람은 그렇게 생소하고 그렇게 적막해도 상대방의 최고 장점을 간파하여 상상 속에서 그런 사랑스러운 그림자를 길러냈다. 노병 클럽 주인은 그녀의 은퇴한 사업처를 떠나 상위 거처로 옮겼고, 젊고 열정적인 젊은이 품 안에서 새로이 휴식을 취해, 그렇게 건실한 두 팔뚝이 그녀를 마치 처녀인 양 껴안아 광적으로 부끄러운 감정을 품으며 젊은이의 정부가 되었다.

  참모 상교가 그 친구 사직서를 보고 이 일을 알았을 때 그는 웃으며 그 젊은 신구의 신혼집으로 가 큰아버지와 같은 기색으로 자신을 조소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은 내가 동의하기도 전에 신이 먼저 동의했구먼. 내 실수 좀 바로잡도록 해주게.” 그는 두 사람의 혼인을 증명하고 두 사람을 초대하여 술을 마시고 그의 젊은 친구에게 일자리를 알아봐 주어 이 신혼부부 한 쌍이 우한으로 가도록 했다.

  사랑이 넘치는 생활 속에서 세월은 자연 매우 빠르게 흘렀고 내가 비록 XX에서 살지만 그들로부터 편지를 많이 받았고 그들에게 적은 편지도 아주 많았다. 나는 그들 둘이 함께 적은 편지에서 그들 생활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며 그래서 나는 매우 즐거웠다. 그 여자를 위해, 그녀가 아름다운 성정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십 년간 겪은 재난을 위해, 중년이 지난 나이에 한 젊은이를, 성실하고 부유하고 모든 게 완벽하고 흠결 하나 없는 남자를 우연히 만났으니, 고난 속에서 보상을 받았으니 보통 때 같으면 전혀 믿지 않는 운명이란 걸 믿게 되었다.

  여인은 상위를 신화 속 왕자라고 여겼고 여인의 최근 생활을 보며 나는 과거 잠시 염려했던 마음은 모두 깨끗이 잊어버렸다. 친구와 상의 한번 없이 이런 모험을 감행했던 상위는 어떠한가? 그가 내게 편지를 보내 말할 필요도 없이, 그의 생활 속에서 가진 세심함과 상냥함이란 부마가 되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하면 내 생각에 열아홉 공주는 애정에 있어서나 육체에 있어서 남자에게 주는 행복이란 서른다섯 여자보다 훨씬 더 좋고 많을 법인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도통 알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 신화 속 왕자는 우한 근방에서 어느 날 밤 어떤 사람이 약으로 문질러 눈이 망가지게 되었다. 왜 이런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는지 다른 쪽으로 알아봐도 별반 무소득이었다. 어떤 사람은 질시 때문에 그렇다 하고 어떤 사람은 다른 원한 관계가 있어 그렇다 했다. 여인은 이 소식을 듣고 몇 번 까무러쳤다. 그 불행한 사람을 천주교 병원에 옮긴 후 전문의 여럿을 모셔 진찰하게 했지만 하나같이 독극물이 지독하여 눈동자가 완전히 그 기능을 상실했다 했다.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우한으로 달려간 사람이 바로 상교였다. 상교가 그의 친구를 보았을 때 아무 고통이 없었으나 자신 옆에 있는 사람을 완전히 알아보지 못했다. 여인은 옆에 앉아 여러 날 근심하며 피곤이 쌓여 무척 수척해 보였다. 그때는 바로 여덟 시 전후로 지역 신문이 병원으로 배달되었다. 요 며칠 XX에 문제가 있어 창사가 위급해 보였기에 나는 신문을 보자마자 바로 펼쳐 보았다. 주요 기사란에는 주목할만한 뉴스가 없었고 사회 뉴스란에 기사가 하나 있어 적길 “주장에서 독약을 사용한 사람을 체포했는데 스스로 비밀리에 제작한 약품을 사용하여 사람을 실명하게 만들었다. 전언에 이르길 이로부터 본 시에서 어떤 상위가 습격을 받아 실명한 사건을 규명할 수 있다”라고 했다. 상교는 이 뉴스를 보고 기뻐 펄쩍 뛰며 실명한 젊은 친구에게 다급히 알려주었다. 하지만 왜인지는 모르지만 여인이 한쪽에서 냉찜질 붕대를 매만지고 있다가 갑자기 접시를 바닥에 떨어뜨리며 안색이 변했다. 하지만 이 뉴스 소식을 앞에 두고 모두가 매우 놀랐기에 상교는 그 당시 그녀 안색이 참담하기 그지없었고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이 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우한의 안과 의사는 여인에게 선포했다. 이 젊은 상위의 두 눈동자는 제조자에게 해독약을 수소문하는 것 외엔 원래 상태로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했다. 여인은 그녀 친구를 위로하며 그에게 다만 여기 의사는 이미 가망이 없고 상하이에는 좀 나은 의사가 있어 복원할 방법에 대한 희망이 있을 거라 했다. 두 사람은 이에 상하이로 건너갔다.

  장장 반년을 치료하고 그 결과 많은 돈을 들였지만 별반 소득이 없었다. 두 부부는 상하이에 안과 의사는 하나도 빠지지 않고 수소문했고 수술로는 어떤 효과도 볼 수 없었다. 범인이 누구인가 실마리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점점 더 모호해졌다. 두 사람은 다롄에 있는 의사가 매우 좋다는 말을 듣고 다롄으로 달려가 두 달을 있었지만 역시 아무 소득이 없었다.

  그 두 눈은 보아하니 이제 다시는 밝은 날을 볼 수 없었고 두 사람은 이제 집으로 돌아갔다. 다롄에서 상하이로 갔다가 우한으로 돌아갔다. 그 나이 든 친구를, 그 상교를 다시 만났다. 그때 상교는 소장으로 진급한 지 이미 일 년하고도 삼 개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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