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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 차이나] 2023년 중국 여름 극장가

 

  지난 회에서는 상반기 중국 영화계를 돌아봤는데, 이제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지난 여름 중국 극장가의 상황을 한번 짚어보고자 한다. 학생들의 방학과 직장인들의 휴가가 있는 여름 시즌 역시 중국 영화계의 큰 흥행 대목인데, 과연 어떤 영화들이 얼마만큼의 호응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일단 흥행 규모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는데, 무려 역대 여름 시즌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통계에 의하면, 가장 높았던 지난 2019년도의 기록을 넘어 2023년 여름 성수기 수입이 177억 7천 900만 위안(한화 3조 2천 517억)을 기록했다고 한다. 또한 흥행을 주도한 영화들이 모두 중국영화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제부터 거론할 올여름 시즌 흥행작들은 모두 20억 위안 안팎의 큰 흥행수익을 기록했다.

  6월에 개봉하여 40억 위안을 넘긴 초대박 영화 <사라진 그녀>는 지난번에 언급했으니 패스하고,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애니메이션 <장안삼만리(長安三萬里)>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당나라를 배경으로 이백, 두보 등 당대 최고 시인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펼쳐지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이번 여름 큰 사랑을 받았다. 고도 서안을 비롯하여 여러 도시에서 글로벌 시사회를 열었다는 것도 화제가 되었다. 일단 교육적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소재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영화의 흥행에도 그 외에도 여러 요소가 있을 것 같다. 단순히 교육적 요소로는 이런 빅히트가 나올 수 없다. 몇 년 전 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강세>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며 중국 애니메이션에 한 획을 그었는데, 그 뒤를 잇는 히트작이라는 의미도 있을 듯하다.

 

[그림1] <장안삼만리> 포스터

 

  다음으로 코미디 배우로 당대 톱을 찍고 있는 왕보강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작품인 <팔각롱중(八角籠中)>도 흥행에 성공했다. 왕보강은 코미디로 일가를 이뤘지만 이 영화는 뜻밖에도 휴먼 드라마다. 게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17년에 언론에 공개되어 화제가 되었던 일을 영화화 했는데, 사천성 청두 지역에서 농촌의 고아들을 입양해 격투기 선수로 키우는 체육관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즉 힘없고 소외된 소년들이 스스로 고단한 현실을 깨고 성장해 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하다. 그들의 진솔하고 씩씩한 모습들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보여진다.

  <고주일척(孤注一擲>이란 범죄 영화도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 영화 역시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는데, 인터넷 도박 사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 해외 취업을 나갔다가 납치되어 인터넷 도박 업체에서 일하게 된 주인공과 그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현 세태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만큼 반향이 좀 있는 것 같다.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일련의 청춘스타들을 대거 주인공으로 삼았고, 빠르고 스피디한 구성,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추락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

 

[그림2] <고주일척> 포스터

 

  <봉신제1부(封神第一部>라는 영화도 큰 흥행을 일구었다. 제목에서 바로 알수 있듯이 이 작품은 중국의 유명 고전인 <봉신연의>를 극화한 작품으로 전체 3부작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제작비는 중국영화 사상 최고인 30억 위안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익숙한 이야기에 수많은 개성 있는 인물들, 그리고 판타지적인 요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거대한 제작비가 필요할 것이고 규모를 크게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일단 출발은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팩타클에 비해 서사가 좀 약하다는 평도 나오는 것 같은데, 좀 자세히 살펴봐야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3] <봉신> 포스터

 

  마지막으로 할리우드 영화로 분류되긴 하지만 사실상 중국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가 있고, 전편에 이어 중국 배우가 대거 참여한 <메가로돈2>의 세계적 흥행도 좀 거론해야 할 것 같다. 명확하게 여름을 겨냥한 영화이고 중국이 무조건 중심이 되는, 개연성 약하고 다소 좀 허술하며 촌스러운 스토리 전개라는 한계도 분명하지만 글로벌 흥행 3억을 돌파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만리장성>, <드래곤 블레이드> 등이 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비해 <메가로돈> 시리즈는 중국과 할리우드 합작의 한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것 같다.

 

[그림4] <메가로돈2>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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