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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 차이나] 2023년 상반기 중국영화

 

  올 상반기에 한국에서 개봉된 중국영화가 어떤 게 있는지 좀 살펴보았다. 연초에 김용 원작, 견자단 주연의 무협물 <천룡팔부-교봉전>이 있었고, 4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액션물 <무명>이란 작품이 있었다. <무명>은 자연스레 <색계>가 연상되는데, 역시 톱스타 양조위가 주연을 맡고 <색계>와 비슷한 시대 배경, 캐릭터를 연기했다. 과거의 홍콩을 각자의 방식으로 추억한 영화 <7중주: 홍콩 이야기>라는 영화도 있었다. 서극, 허안화, 담가명, 임영동, 홍금보 등 홍콩의 유명 감독들이 다양한 소재를 통해 홍콩의 과거와 추억을 복원해냈다. 그리고 중국 SF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유랑지구>의 속편 <유랑지구2>도 우리 극장가를 찾은 바 있다. 아직도 현역으로 왕성히 활동하는 성룡의 잔잔한 휴먼 드라마 <라이드 온>이라는 작품도 있었다. 최근 개봉되어 젊은 마니아층 사이에서 잔잔한 인기를 끈 대만의 청춘영화도 한 편 있다. <여름날 우리>라는 작품인데, 흥미롭게도 한국 영화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중국의 톱스타들이 나오는 대작 영화지만, 한국 극장가에서는 거의 어필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사실 그런 영화가 개봉된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만큼 현재 한국에서 중국영화의 입지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간간이라도 중국영화가 한국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반갑고 위안이 되기도 한다.

  올해 중국에서는 춘절 연휴기간 동안 2편의 빅히트작이 나왔다. 장예모의 신작 <만강홍>과 SF 대작 <유랑지구2>가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연초 극장가를 달구었다. 두 편 모두 흥행수익 40억 위안을 넘으며 역대급 쌍끌이 흥행을 기록했다. 그 외 최근 눈에 띄는 작품이 또 한편 있다. 지난 6월에 개봉하여 현재까지 거침없는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영화가 한 편 있는데 <사라진 그녀(消失的她)>라는 작품이다. 결혼기념일에 여행을 떠났다가 사라진 아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인 것 같다. 최근 중국영화의 추세인 애국주의 전쟁물이나 막무가내 코믹물이 아닌 스릴러라는 장르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현재까지 흥행수익 30억을 넘어 40억 위안을 향해가고 있다. 이런 작품이 한국에서도 좀 개봉되면 어떨까 싶다.

  춘절에 이은 또 하나의 극장 성수기인 여름방학 시즌을 노리는 대형 화제작들이 많다. 과연 이번 여름에는 어떤 영화가 흥행의 열풍을 일으킬지, 또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을지 기대된다.

 

[그림1] <사라진 그녀> 포스터

 

  홍콩 쪽은 어떨까. 앞서 말한 양조위가 주연을 맡은 2편의 영화가 우선 눈길을 끌었는데, 흥행 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앞서 말한 스파이물 <무명>이 있었고, 역시 톱스타 곽부성과 함께 투톱 주연을 맡은 느와르물 <풍재기시>가 개봉된 바 있다. 홍콩영화의 쇠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이제 진부한 말이 되었는데, 그렇다고 홍콩에서 대박 흥행영화가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올해 홍콩영화 역대흥행 1, 2위를 기록한 영화가 나왔는데, 찾아보니 감독도 배우도 좀 낯선 이름이다.

  재작년 부산영화제 폐막작이었던 <매염방>의 시나리오를 썼던 오위륜의 감독 데뷔작인 <독설변호사(毒舌大將狀>가 올 춘절에 개봉되어 홍콩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한 여성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 이야기라고 하는데 홍콩영화 최초로 1억 홍콩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그보다 앞서 작년 가을에 개봉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코미디 영화 <6인용 식탁>이 <독설변호사>에 이어 역대 흥행 2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영화를 연출한 이는 천진홍이라는 젊은 감독이다. 또한 <6인용 식탁>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여 역시 대박을 치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또 한 편의 영화가 있는데, <정의회랑(正意迴廊)>이라는 작품이다. 2013년에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소재로 한 법정 영화다. 재판, 법정을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 밖에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는 기대작들이 제작되면서 홍콩 영화계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는 후문이다. <무간도> 이후 18년 만에 유덕화와 양조위가 다시 만난다고 해서 화제가 된 <금수지>가 곧 관객을 만난다고 하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시리즈인 <뉴폴리스 스토리2>도 제작된다고 한다. 중국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기대되는 한 해가 될 듯하다.

 

[그림2] <무명> 포스터

 

[그림3] <금수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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