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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 차이나] 톰 크루즈와 유덕화

 

  2022년 전 세계를 강타한 화제작, 36년 만의 속편 <탑건-매버릭>은 많은 찬사를 받으며 월드와이드 흥행 13억 달러를 돌파, 올해 전 세계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여러 각도에서 영화의 흥행 요소를 말할 수 있을 텐데,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주인공 톰 크루즈의 매력과 영화에 대한 열정을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30년 넘게 톱스타 자리를 유지하며 꾸준히 대작 영화를 찍고 있고, 배우를 넘어 제작까지 총괄하며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톰 크루즈는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과도한 CG로 범벅된 히어로 영화들이 득세하는 요즘 세상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아날로그식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할리우드 스타가 그가 아닐까 싶다. 환갑이란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그는 자기관리와 열정의 끝판왕인 것 같다.

 

[그림1] <탑건-매버릭> 포스터

 

  <탑건-매버릭>을 보면서 1987년 <탑건>을 보던 그때가 떠올라,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노래가 그런 것처럼 영화에도 추억이 서린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1987년 <탑건>을 보던 그 시절을 떠올렸을 것이다. 영화도 그 점을 배려해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충분히 추억에 잠길 수 있게 구성한 것 같다. 유명한 OST도 삽입해 추억을 돋구게 했는데, 좀 아쉬운 점이라면 <탑건>하면 바로 떠오르는 주제곡 <Take my breath away>가 빠졌다는 점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불현듯 왕가위의 눈부신 데뷔작 <열혈남아>가 떠올랐고, 이어서 주인공 유덕화가 생각났다. <탑건>과 <열혈남아>, 톰 크루즈와 유덕화, 그 둘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을까.

  할리우드에 톰 크루즈가 있다면 홍콩엔 유덕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스타에겐 여러 공통점이 있다. 일단 나이가 같고, 30년 넘게 톱스타의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았다는 점, 지금도 꾸준히 주인공을 맡는다는 점, 또한 배우를 넘어 제작자로도 활동한다는 점 등이 그렇다. <열혈남아>는 <탑건>이 나온 다음 해인 1987년도에 만들어졌는데, 그 유명한 유덕화와 장만옥의 공중전화 키스 신에 흘러나오는 삽입곡으로 바로 이 <Take my breath away>를 사용했다(대만 개봉판에는 왕걸의 노래를 사용했다). 노래는 <탑건>에서도 물론 낭만적 분위기를 제대로 고조시켰고, <열혈남아>에서도 기막히게 잘 어울렸던 것 같다. 20대 톰 크루즈는 누구나 감탄할 만한 꽃미모를 자랑하는데, 이 시절 유덕화의 미모 역시 톰 크루즈에 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시절은 엄청난 매력으로 관객들을 홀린 두 배우의 꽃 같은 20대 시절이었고 거칠 것 없이 잘나가던 시절이었다.

 

[그림2] <열혈남아> 재개봉 포스터

 

  톰 크루즈는 <탑건>으로 세계적 톱스타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이후 여러 장르의 영화에서 맹활약하며 필모그래피를 채워갔다. <탑건>이후 <칵테일>, <어퓨굿맨>, <폭풍의 질주>, <야망의 함정>,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미션 임파서블> 등등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지만, 역시나 시원시원한 액션물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예컨대 <탑건>, <폭풍의 질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이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유덕화는 <열혈남아> 이후 거칠고 반항적인 청춘의 표상으로 수많은 느와르물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가령 <천장지구>, <지존무상>, <정전자>, <강호정>, <암전> <무간도> 등의 영화에서 비장하고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또 한편으로는 <신조협려>, <절대쌍교>, <연인>, <명장> 등의 무협영화에도 종종 출연했다. 그 밖에도 멜로, 코믹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맹활약하며 100편이 넘는 출연작을 가지고 있다. 유덕화는 배우뿐 아니라 가수로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톰 크루즈가 그러한 것처럼 제작자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한가지 부기할 점은 많은 홍콩의 톱 배우들과 감독들이 한때 앞다투어 할리우드에 진출을 시도했을 때, 유덕화는 굳건히 홍콩에 남아 작품활동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톰 크루즈는 이번 <탑건-매버릭>을 통해 의미 있는 기록들을 세웠다. 무려 36년 만에 속편을 선보였다는 점, 그것이 2022년 전 세계 최고의 흥행작이자 자신의 영화출연작 중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이 그렇다. 그는 언제나 빅스타였지만 이번 <탑건-매버릭>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연 듯한 느낌이 든다. 자연스레 그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큰데, 조만간 <미션 임파서블7>이 개봉되어 다시 한번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유덕화도 매년 꾸준히 주연을 맡으며 영화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홍콩영화 자체가 예전에 비해 쇠락한 터라 국제적으로는 별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30년 넘은 내공과 깊어진 연기력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작 중 몇 편을 꼽으라면 <세이빙 미스터우>에서도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고, 견자단과 공동 주연을 맡은 <추룡>도 볼만했다. 그리고 올해 개봉된 <엔드게임: 나는 킬러다> 역시 홍콩에서 크게 흥행하며 유덕화의 건재를 알렸다.

  톰 크루즈와 유덕화, 8, 90년대 꽃같은 미모를 자랑하며 청춘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도 이제 환갑을 넘긴 중년이 되었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몸소 증명하듯, 철저한 자기관리와 끝없는 열정으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 차기작을 기다린다.

 

[그림3] <엔드게임: 나는 킬러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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